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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마닐라-팍상한폭포, 따가이따가 호수]이 세상 구석구석/필리핀 2007. 12. 6. 18:46
필리핀 여행기[2005. 8. 12- 15 3박 4일]
올해의 휴가는 중국 계림으로 예약을 했었으나 55만원에서 자꾸 가격을 올려 85만원으로 올리는 바람에 기분이 나빠서 필리핀으로 바꾸었다.
청주에서 출발하고 금요일 오후까지 일을 하고 3시 넘어서 출발을 해도 될 것 같아서 얼마나 편리하고 좋은지 모르겠다.
만약 계림으로 방향을 잡았으면 인천공항까지 갈 뻔 했다.
청주공항에 도착했더니 사람들이 별로 없다.
어디서 왔는지 다른 여행사는 사람들이 많은데 우리가 예약한 여행사에는 사람이 거의 없다.
가이드도 따라가지 않는단다.
덕분에 이번 여행은 처음부터 끝이 날 때까지 철저히 내가 준비하게 생겼다.
공항에서 저녁 식사를 하고 비행기를 타고 필리핀으로 향한다.
비행기가 작지만 의자와 의자 사이가 상당히 넓어 편하다.
필리핀 항공이 전 세계에서 사고가 가장 많이 나는 비행기라는데 솔직히 겁도 많이 났다.
120명 좌석이라는데 단거리용 비행기라서 장거리는 가지 못한단다.
그래서 기름을 적게 실어야 하기 때문에 기름 무게만큼 사람이 적게 타야 하기에 30명이 적은 90명이 타고 이동하니 비행기가 조금 널널하다.
비행기 안에서 안내가 필리핀 입국신고서를 작성하라고 종이를 내어 주는데 그 곳에 적힌 글씨가 너무 작아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결국 주위의 젊은 아가씨한테 부탁하여 적을 수밖에 없었다.
앞으로는 어디에 여행할 때는 돋보기를 가지고 여행을 해야 하는구나 생각하니 씁쓸하다.
4시간 동안 비행하여 필리핀에 도착하여 출구를 나가니 현지 시각으로 11시 30분을 지나고 있다.
필리핀과 서울과의 시간 차이는 1시간이다.
비행기 안에서 적은 필리핀 입국 신고서를 자세히도 쳐다보고 있다.
글씨가 엉망이면 다시 써 오라고 보낸다.
내가 적으려고 했더니 글씨가 너무 작아서 무슨 글씨인지 전혀 보이지 않아 젊은이들한테 부탁하여 적으니 벌써 젊은 사람들 신세를 져야 하는 자신이 불쌍해진다.
호텔에 도착하여 여장을 풀고 잤으면 좋으련만 강기영이 내외가 야식을 먹어야 된단다.
할 수 없이 호텔 1층의 식당에 가서 맥주와 간단한 요리를 먹는다.
피곤하다.
일찍 잤으면 좋으련만 한국시간으로 보면 2시가 넘는 시간인데 잠자는 시간을 놓쳐서 피곤하게 생겼다.
혼자 여행 왔으면 편했을 것을 한 팀 같이 가자고 불러 들였더니 너무 피곤하다.
이 짓눌리는 듯한 피곤함은 여행 내내 계속된다.
새벽 2시가 넘어 잠을 청하니 무슨 잠이 오겠는가.
이 시간이면 나는 일어날 시간이 되어 가는데 그냥 자는 둥 마는 둥 시간만 보내다 일어나고 만다.
마닐라 시내는 밤이 새도록 앰블런스 소리와 지나는 차 소리에 정신이 없이 시끄럽다.
중국 상해에 갔을 때 밤이 새도록 시끄러운 소리에 사회주의 국가도 이렇게 밤이 새도록 일을 하는구나 하면서 자본주의에 물들어 가는 모습을 보면서 신기하게 생각 하였었는데 마닐라도 밤이 새도록 시끄러운 것은 마찬가지다..
멍청한 모습으로 아침 하루를 시작한다.
8월 13일
1200만의 인구가 모여 사는 마닐라.
빈부의 격차가 너무 심한 도시.
한 쪽에는 큰 고층 빌딩과 즐비한 반면 한 쪽에는 그야말로 기찻길 옆 오막살이가 너무 지저분하게 널려 있는 도시이다.
그 오막살이도 2층이다. 나무를 덧 붙여 만든 것 같은데 비가 한번 오면 무너질 것 같은데 그런 곳에서 산다는 자체가 신기하다.
2명이 자도 잘 수 있는 공간 밖에 나오지 않을 것 같은데 수많은 사람들이 들락거리고 앞에는 엄청난 양의 빨래가 널려 있다.
우리의 60년대 청계천의 한 모습을 보고 있는 것 같다.
필리핀도 경제 수준이 나아지면 저런 판자촌도 서서히 없어지리라고 본다.
또 우리의 강남에 해당되는 곳은 고층빌딩이 엄청나게 들어 서 있고 주로 은행들이 차지하고 있는 듯 하다.
마닐라에서 팍상한까지 가는 길
마닐라에서 팍상한까지 가는 길은 약 100km 정도 되는데 그 중 45km 는 고속도로이고 나머지는 일반 국도이다.
고속도로 주변은 상당히 정비 되어 있는 모습이고, 깨끗하다.
45km 구간 내에 휴게소는 무척 많다.
미국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인지 햄버거 가게가 많다.
필리핀 자체 브랜드인 졸리비가 휴게소 마다 있고 사진 박스에 들어 있는 듯한 조그만 창가에 아가씨가 서 있어서 무엇 하는 곳인가 했더니 차를 끌고 와서 차 안에서 햄버거를 사는 장소이다.
그야말로 TV에서 보던 모습 그대로다.
휴게소에 들어 왔으면 내려서 바람도 쏘이고 맨손체조도 하고 해서 몸을 좀 풀어야 할진데 차 안에 계속 있으면 지루하지 않을까 싶다.
고속도로가 말이 고속도로이지 시속 80km정도만 되어도 빨리 가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이다.
그래도 고속도로는 조금 나은 편이다.
고속도로를 벗어나면서 일반 국도로 팍상한까지 가는데 시속 20km 정도의 속도로 가는 것 같다.
마닐라에서 팍상한까지 100km 밖에 되지 않지만 3시간 30분이 걸린다.
또 일반 국도가 얼마나 복잡한지 세발 차, 그리고 지프니, 버스 와 사람이 뒤엉켜 완전히 곡예 하 듯 운행한다.
도로에 다니는 차들은 대부분 일제지만 한국 차들도 자주 보인다.
필리핀 자체 제작 차들로는 지프니가 있는데 중고 부품을 들여다가 외양만을 여기서 제작하는 모양인데 오래된 엔진 때문인지 매연이 아주 심하다.
또 도로 옆의 집들은 모두 오막살이다.
조그만 집에 쇠로 된 창살 속에 들어 있는 음료수 몇 병이 전부 인데 그것 전부 다 팔아도 하루 끼니 때우기가 걱정이 될 정도인데 어찌 사는지 사는 모습이 궁금하다.
쇠창살이 집집마다 많이 보이는 것은 스페인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란다.
그래서 필리핀 사람들은 한국 사람들을 그것도 박정희 대통령을 부러워한다고 한다.
60년대만 해도 필리핀이 한국보다 훨씬 더 잘 살았는데 지금은 국민소득이 몇 십 배나 차이가 나니 이 나라의 백성이 경제부흥을 일으킨 한국의 박정희 대통령을 부러워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가 아닐까.
중간에 온천이 있다.
더운 지방인데도 온천이 있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지만 이 곳 사람들은 온천을 잘 이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더운 지방에 살아서 추운 지방과는 달리 온 몸이 찌뿌둥한 현상이 나타나지 않은 탓 일 것이다.
여기 온천은 수영복을 입고 들어가고 남녀가 혼탕이란다.
팍상한을 향하여 가는 도중에 보면 개 사료 가게가 주변의 어떤 가게보다도, 사람에 관련된 물건을 파는 가게보다도 훨씬 더 큰 것을 보면 개 키우는 집들이 많은 모양이다.
세발 차와 지프니
세발 차는 운전수야 그렇다 치고 손님들이 탈 때 기어 들어가서 기어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작다.
만약 짐이라도 있으면 짐 놓을 자리도 없으니 누가 이용하는지 궁금하다.
기사가 타는 자리보다 손님이 앉는 자리가 더 작고 높이도 훨씬 낮게 되어 있다.
아마 오랫동안 앉아 있는 기사의 불편함만 생각을 했지 손님의 불편함은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짚차 비슷하게 생긴 지프니가 있는데 10명 이상 탈 수 있을 정도로 차는 크고 만약 자리가 없으면 뒤에 매달려 가기도 한다.
높이가 낮아서 고개를 잔뜩 숙이고 타야 머리를 부딪치지 않고 탈 수 있다.
맨 뒤에 타는 사람이 차비를 내면 앞으로 전달하여 운전수 바로 뒤에 사람이 운전수를 툭툭 치면 운전수는 돈을 받아서 다시 운전수 바로 뒤 사람한테 거스름돈을 주면 그 돈이 차례로 전달 전달 되어서 돈 낸 사람에게 까지 전달된다.
어찌보면 운전수 바로 뒤에 있는 자리가 가장 귀찮은 자리라 할 수 있다.
운전수는 그런 연유인지 왼손 사이에는 돈을 사이사이에 끼고 있으면서 거스름돈을 내 줄 준비를 하고 있다.
경호원
공항을 나가면서 보니까 공항에 들어오는 모든 사람들을 대상으로 검문을 하고 있다.
일반 주민 같은데 비행기 타는 곳도 아니고 공항에 들어가는데 무슨 검문을 저렇게 심하게 할까 하는 생각이 든다.
호텔에 같더니 입구에 비행기 탈 때와 똑 같은 검색대를 설치하여 놓고 짐은 물론이고 사람 몸까지 투시하고 있다.
호텔에서 이처럼 심하게 검문 하는 것은 처음 보았다.
세계 어디에도 없는 호텔에서의 검색이다.
이 곳에서는 조그만 가게 앞에도 경호원이 있고, 고속도로 휴게소에는 엄청나게 많고 어디에 가든지 사법경찰이 많다.
그런데 하나 같이 총을 들고 있고 옆에는 방망이를 차고 있다는 것이다.
니노이 아퀴노가 저격당하고 난 후 검색이 심해졌다고 한다.
정부에서 어느 정도 교육을 받은 사람한테 자격증을 주는 모양이다.
시민들 대부분이 총을 가지고 있다보니까 어디에서든지 사고가 일어나는 치안부재의 상태인 모양이다.
어느 가게이든지 경호원을 고용하지 않으면 가게에 강도가 들어 와 총으로 위협하여 강도짓을 해도 대처 방법이 없다니 밤에는 불안해서 어떻게 자는지 조차 궁금하다.
화장실
호텔이나 공항 과 같은 공공건물에는 화장실 뚜껑이 있지만 일반 식당이나 유원지의 공중화장실에는 변기의 뚜껑이 없다.
예전에 TV에서 필리핀의 공중화장실에 변기의 뚜껑이 없는 것을 보고 필리핀에서 변기 장사를 하면 잘 될 것이라고 어떻게 하면 변기를 팔 수 있을까하고 한국의 어떤 방송에서 방송 된 적이 있다.
변기 위에 올라가서 뚜껑이 없는 변기에서 어떤 방식으로 볼일을 볼까하고 시범까지 보인 적이 있는데 여기 와서 보니까 여기는 물의 문화란다.
가능한 몸이 변기에 닿는 면적이 적고 그래야 볼 일을 보고 난 후 씻는 면적이 적어진다나.
대부분의 공중화장실에는 조그만 바가지가 있다는데 내가 본 곳에는 대부분 바가지가 없었다.
여기서는 볼일을 보고 난 후 화장지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물로 씻는다고 한다.
그리고 알콜로 손을 닦는다고 하니 문화의 차이는 있는 모양이다.
따가이따이 호수를 가면서 허브 농장에 들렸는데 허브 농장의 화장실에는 바가지가 있는 것이 아니라 변기로 들어가는 수도 파이프에 또 다른 샤워 꼭지가 달려 있는데 아마 이것으로 뒷마무리를 하는 모양이다.
물가는 한국과 비슷
맥주 캔 하나에 2500원, 콜라 캔 하나에 1000원 이다.
금액으로 보면 한국과 비슷하지 않을까.
짜장면 한 그릇에 3600원.
저녁 때 한국식당에 갔더니 오삼 불고기가 나왔는데 어찌나 맵고 짜던지 도저히 먹을 수가 없어서 짜장면이 메뉴판에 있어서 시켰더니 3600원 이란다.
주인 아주머니가 경상도 부산 사람이라 그런지 음식 자체가 맵고 짜다.
그 다음날 횟집에 갔는데 바다가재가 어마어마하게 큰데 한 마리에 80000원이다.
그리고 다금바리 두 마리가 나왔는데 고기의 살점이 별로 없는 것을 보면 머리만 있고 살은 어디로 빼 돌린 것 같다.
10명이서 50,000원 씩 거출하여 바다가재, 새우, 게찜, 다금바리 등등해서 우리나라 시중에서 많이 볼 수 없었던 것을 맛 볼 수 있어서 평생의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한국에 돌아가면 누구에게든지 자랑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팍상한
팍상한 폭포는 폭포라기보다는 하나의 계곡이다.
입구에서 약 1.0 km 정도는 보트를 몇 개씩 보�의 사공들의 힘으로 이어서 모터가 달린 보트가 초소가 있는 곳까지 끌고 간다.
이 초소를 지나면 앞뒤에서 둘이서 보트를 저어 가는데 계속 물만 있는 것이 아니라 바위와 바위 틈새를 지나기도 하고 또 어떤 곳은 바위와 바위 사이에 쇠파이프를 설치하여 놓기도 하였고, 또 어떤 곳은 양쪽 바위에 줄을 매어 놓고 보트 젓는 사공은 그 줄을 이용하여 밀고 댕기고 하면서 올라간다.
쇠파이프나 바위 위로 보트를 밀고 올라 갈 때는 보트가 부서지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그 두 사공은 온 몸에 땀이 범벅이 되고 보트에 타고 있는 승객은 미안함에 어쩔 줄 몰라 할 정도다.
오히려 내려서 걸어올라 갔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애처롭건만 안내 가이드는 그 사공들에게 팀을 주지 말라고 한다.
아마 어떤 사람은 10만원까지 주는 사람도 있다나. 뭐 어쩌구 하면서 팁 달라하면 가이드한테 미루라고 하는데 사공이 어느 정도 고생을 해야 가이드한테 미룰 수 있지 않을까.
최소한 예의 정도는 베풀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아마 가이드도 최소한의 예를 표하라는 이야기이지 모든 것을 단절시키라는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입구에서 팍상한 폭포까지 가는 동안에 수많은 폭포가 있다.
팍상한 폭포를 제외하고 나머지 폭포가 훨씬 더 크고 물의 낙차도 크다.
입구에서 오르는 동안 나타나는 폭포를 보면서 팍상한 폭포는 어마어마하게 크겠구나 생각했다면 실망이 크다.
바위틈에서 흘러나오는 폭포가 아주 크게 다가오는데 비해서 팍상한 폭포는 쏟아지는 물의 양이 많은데 비해서 폭포의 크기는 별로 크지는 않다.
그러나 지금은 우기여서 오르는 동안에 중간 중간 많은 폭포를 볼 수 있지만 건기가 되면 그 폭포는 볼 수가 없단다.
오로지 팍상한 폭포만 볼 수 있단다.
중간에 폭포 중간에 이구아나가 기어가고 있다.
동물원에서나 볼 수 있는 것을 야생 상태 그대로 볼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할 뿐이다.
따가이따이 호수
따가이따이 호수는 팍상한으로 가는 고속도로와 같은 길로 가다가 갈라지는데 팍상한 폭포로 가는 길 주변이 빈민촌이라면 따가이따이 호수로 향하는 길은 부유한 사람들이 사는 곳이다.
경찰대학을 비롯한 몇 개의 대학이 있고 코카콜라 공장과 일본의 도요다 공장이 있다.
호수 주변의 경치는 풍광이 얼마나 좋은지 누구든지 한번 살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아름다운 한 폭의 그림과 같다.
호수 가까이 물 있는 곳으로 가면 호수에 떠 있는 배가 너무 평화로워 보인다.
배를 타고 가운데 있는 섬으로 가면 조랑말이 대기하고 있다. 그냥 걸어올라 가도 20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를 조랑말을 타고 간다.
대부분의 서양 사람들은 걸어서 올라가는 사람들이 많은데 동양 사람들은 대부분 말을 타고 오르는 모양이다.
마부들끼리 떠드는 소리를 들어보면 말에 탄 사람이 저패니스, 코리아 뭐 어쩌구 떠드는 것을 보면 동양 사람들은 대부분 말을 타고 갔음이 틀림없다.
조랑말을 끄는 어린애가 한국말을 유창하게 잘 한다.
누가 가르쳐 주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수많은 한국 사람들이 다녀가면서 배운 모양이다.
“오빠 나이가 몇이야” 등등해서 말 뒤에 매달려 떠드는데 정신 못 차릴 정도로 잘 떠든다.
“너는 몇 살이냐” “열여섯”
나이 열여섯에 비해서는 너무 어려 보인다.
이 곳에는 어린애가 마부 노릇을 무척 많이 하고 있다.
돈을 얼마나 버는지 모르지만 한편으로는 안타까운 생각도 든다.
조랑말을 내리면 백두산의 천지와 같은 곳이 나타나는데 활화산인지 매케한 유황 냄새가 진동을 하고 곳곳에 화산이 뿜어져 나오는지 연기가 솟아오르는 곳이 많다.
언제 다시 터질지 모르는 화산이다.
그런 가운데에도 화산 밑바닥 초원지대에는 소들이 풀을 뜯고 있다.
옆에서는 연기가 풀풀 나오는데 말이다.
하긴 화산이 터질 정도면 지각변동을 짐승들이 먼저 알테니까...
백두산 천지를 가 보지는 않았지만 TV에서 보는 크기와 여기 화산지대의 중간 섬에 있는 호수의 크기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외곽에 둘러싸인 화산지대의 크기는 어마어마한 크기이다. 호수라기보다는 바다의 모습 같기도 하다.
호수는 바다를 이루고 있다.
외곽의 언덕에서 호수의 배 타는 바닥까지 오는데도 지프니를 타고 20분 이상 소요된다.
사유도로
버스를 타고 시내를 가고 있는데 사법경찰이 버스를 세운다.
여기는 경찰이 아니라 민간인이 고용한 경찰이 많으니까 길 입구에도 지키고 있다.
버스를 세우더니 버스 기사와 가이드 둘과 10여분 이상 옥신각신한다.
무슨 말을 하는지 전혀 모르겠고. 필리핀 사람들이 영어를 사용한다 하는데 현지인들은 영어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현지 말이 따로 있는 것 같다.
한참을 옥신각신 하더니 버스를 돌려 시장으로 들어간다.
가이드 이야기로는 여기가 사유도로란다.
그래서 입구에 경찰을 세워 놓고 외부 차량을 통제하고 있단다.
오토바이나 일반 차들이 들락거리는 것은 볼일 있는 사람들 때문에 들락거리는 것이고 지금처럼 눈에 띠는 관광버스는 여기 차가 아니기 때문에 들어 갈 수 없단다.
개인이 만든 사유도로라 해서 입구에서 들어가지 못하도록 막는 것은 여기에서만 볼 수 있는 특이한 현상이 아닐까.
마닐라성당
필리핀은 스페인의 지배를 400년간 받았고 그 후 40년간 미국의 지배를 받아 왔다.
2차대전이 끝나면서 독립이 되었는데 유일하게 온전히 보존 된 것이 마닐라 성당이라 한다.
주위에는 성으로 둘러 싸여 있으며 성곽은 커다란 집이 하나씩 들어 앉아 있는 것처럼 또 어찌 보면 무기고처럼 보이기도 하고 창고처럼 보이기도 한다.
성벽과 골프장 사이에는 도랑이 있어 주위와 차단되어 있고 성벽을 따라 빙 둘러 골프장이 있는 것이 특이하다.
성오거스틴 사원에 들어가면 호텔과 학교와 전시회장, 커피숍 등 모든 것이 공존한다.
남자 화장실은 기억이 안 나는데 여자 화장실 입구에는 다마스[damas] 라고 쓰여 있는 것이 특이하다.
우리나라 길에 돌아다니는 조그만 봉고차 이름이 다마스인데 여자 화장실을 나타낸다는 말인가.
어메이징 쇼
태국에 가면 알카자 쇼가 있다.
게이들이 꾸미는 무대인데 필리핀에는 어메이징 쇼가 있다.
둘 사이의 차이점이라면 알카자 쇼가 서구적이라면 어메이징 쇼는 동양적인 면이 많다.
윤도현의 아리랑 노래에 맞추어 부채춤을 춘다.
일본은 기모노 옷을 입고 나와 일본 가요를 부르고 옷의 반은 남자, 반은 여자인 옷을 입고 나와서 목소리를 달리하여 부르는 것도 특이하다.
무대가 끝나고 무희들이 모두 나와서 춤을 추는데 무희 몇 명이서 옷을 번갈아 입고 나와서 공연을 몇 개씩 하는 줄 알았더니 공연마다 무희들이 따로따로 있었다.
입장료가 50불인데 조금 비싸다는 느낌이 든다.
공연이 끝나고 게이들이 같이 사진을 찍을 기회를 주는데 옆에 서 있어 주는 대가로 1 불을 요구한다.
쇼가 끝나고 보이는 시내의 야경이 환상적이다.
서울처럼 너무 환한 불빛은 아니지만 그래도 큰 건물들과 어우러진 야경은 어느 도시에 못지않다.
과일가게
지나는 길 가에 포장마차 비슷한 곳에 과일가게가 줄지어 있다.
여기도 마찬가지로 호객행위가 중국 같지는 않지만 조금은 있다.
과일 가게에는 이름모를 과일들이 무척 많다.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바나나 . 큰 바나나부터 작은 바나나까지 아예 큰 줄기에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한 줄기째 사서 하나씩 나누어 먹는다.
바나나 크기는 어른 손가락 크기만 하다.
바나나는 사서 차에 놓아두면 아침에 산 것이 저녁이면 벌써 시커멓게 색이 바랜다.
가게 이름이 이멜다스토어가 있다.
우리나라 사람 같으면 저주 받는 사람 이름을 가게 이름으로 작명하지는 않을 텐데 여기서는 아주 자랑스럽게 간판을 달아 놓았다.
바나나 꽃이 무척 크다.
우리나라 호박꽃의 2-3배 정도는 되는 것 같다.
불그스레 한 것이 꼭지 있는 쪽에는 조그만 바나나가 열리기 시작하고 그 밑으로 또 달리려는지 바나나의 모습이 보인다.
바나나는 나무라기보다는 큰 풀에 가깝다는 느낌이다.
철길
마닐라 시내 조금 벗어난 곳에 마을 중간을 통과하는 철길이 있는데 사용하지 않는 철길인지 주민들이 철길에 와서 놀고 있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그 철길 위에 민간이 만들어 놓은 조그만 바퀴가 달리고 예전에 철로보수반이 끌고 다니던 그런 차보다 훨씬 더 작은 것이 돌아다닌다.
어디서 주워 왔는지 조그만 차바퀴 위에다 조잡하게 사람이 앉을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서 사람들을 태우고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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