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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효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약이라고 바꾸어 달란다.글/약국정담 2012. 12. 4. 19:28
한 아가씨가 들어 와서 " 이 약 바꾸어 주세요, 유효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어요 " 하면서 약을 하나 내민다.
피임약인 " 마이보라" 를 카운터에 올려 놓는다.
그런데 약을 보니 우리 약국에서 가져 간 약은 분명히 아니었다.
왜냐하면 가격표가 한쪽 작은 모서리에 붙어 있기 때문이다.
나는 절대적으로 모서리에 가격표를 붙혀 놓은 적이 없다.
나이가 있어서인지 눈도 잘 보이지 않을 뿐더러 넓은 공간 놓아 두고 찍기 힘든 공간에 가격표를 찍는 것이 너무 힘들기 때문이다.
그 아가씨는 우리 약국에서 사간 것으로 확신에 차서 이야기하여서 " 내가 지고 말지 " 하는 심정으로 " 아직 유효기간이 3 개월은
남았네요 " 했더니 그래도 싫다고 바꾸어 달란다.
" 우리 집에서 사 가지도 않은 것을 가지고 왜 바꾸어 달라고 하느냐" 는 소리가 나오는 것을 꾸욱 참고 바꾸어 주었다.
8 천원을 손해 보았는데 그 8 천원이 문제가 아니라 그 아가씨가 나를 약 관리도 하지 않는 약사로 치부하는 것이 더 서글프다.
어느 술집에 일하는 아가씨인 모양인 것 같았다.
술집에 일하는 아가씨들은 심부름을 꼭 젊은 애들을 시킨다. 아마 그 심부름꾼이 그 약을 우리 집에서 사 가지도 않았으면서 그 아가
씨가 물으니까 우리 약국에서 샀다고 이야기 한 모양이다.
나는 매일 약장을 한칸씩 정리 정돈한다. 정돈하면서 유효기간 1 년 정도 남았으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정리하고 6 개월 정도 남았
으면 아예 빼 버린다.
물론 못 볼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극히 드물다.
그렇다보니 나에게는 일반약이 유효기간이 지나서 폐기처분 하는 것은 그리 흔하지 않다.
전문약은 내 조제 매출의 1 % 정도는 1 년에 한번씩 폐기처분한다.
왜냐하면 내 마음대로 처리할 수 있는 약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 손해가 이만저만 아니다.
정부에서는 폐기처분 되는 약을 줄이는데 최선을 다하여야 할진데 오히려 재고를 재고를 늘려 그 약품을 증가시키는 짓거리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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