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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저구 나루에서
하동 시내 바로 옆에는 섬진강이 흐르고
섬진강의 하저구나루에는 돛단배가 떠 있네.
강 건너 불암산 기슭의 무등암은 강의 역사를
알고 있는 듯 아래를 굽어보며
바람 한 점 없는 강가
물속에서 재첩을 잡는 사람들.
해운대 백사장보다 더 넓은 강의 모래들,
언덕 위에는 하늘을 찌를듯 한 소나무들
그 그늘 아래 벤치에 데이트 하는 한 쌍은
영화의 한 장면처럼 다가오네
왜구가 침입했을 때
두꺼비 떼가 밤이 새도록 울어
왜구가 다시 되돌아갔다고 하여
두꺼비 섬[蟾] 자를 써서 섬진강이 되었다는데
그 많은 두꺼비는 어디로 갔을까.
토지의 최참판 댁은 강가에 있고
청학동은 깊은 산 속에 있는데
생각하기에는 강가에 있는 것보다
산 속에 있는 것이 덜 오염 되어 있어야 하건만
분명히 이야기 할 수 있는 것은
청학동이 순수함에서는 훨씬 더 멀어져 있는 것은
왜 일까.
언제일까.
시간이 되어 이 자리에 다시 오면 모든 일상사를
잊을 수 있지 않을까.
2006. 8. 20 섬진강 포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