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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부부 사이처럼카테고리 없음 2007. 12. 7. 10:36
사랑하는 부부사이처럼
TV에서 한 젊은 주부가 외친다.
“ 남자란 이상한 존재예요. 너무 관심을 가지면 도망치려고 아우성이고 너무 관심을 갖지
않으면 워하는 여자냐고 투덜거려요. 그래서 적당히 이것저것 눈치껏 해야 가정 살림
살이가 편해지는 것 같아요“
아주 현명한 여자다. 어찌 이런 사고방식을 가진 일찍 깨우친 젊은 여자가 있었단 말인가
오로지 당신만을 하고 외치는 여자. 남자가 어디서 좀 무엇을 하려고 하면 하나부터
열까지 꼭 끼여서 같이 있어야만 사랑한다는 것이 증명리라도 되듯이 말이다.
부부란 것도 서로 서로의 보완의 관계에 있는 것일진데 한군데 남자의 일이 있고 또
한군데 여자의 일이 있고 그 각자가 맡은바 일을 충실히 할 때 서로의 편안함과 서로간의
확인이 될텐데도 굳이 한곳으로만 쏠려 간다면 그 집안 꼬락서니가 어찌 되겠는가.
추구하는 방향은 같아야 한다지만 일하는 것은 각자의 일에 충실할 때 그 집안의 행복이
지켜지지 않겠는가. 사라이란 것이 상대방과 완전일치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만약 두 인간이 완전일치가 된다면 구렁이와 두꺼비의 관계처럼 어느 한쪽의 말살을
의미할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다는 자체가 남을 위해서 또 남에 의해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우리가 옷 하나를 사 입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손을 거치는가 생각해 보라
수많은 공장 종업원과 매장의 판매원들의 손을 거쳐서 우리가 입는 것이 아닌가.
그 사람들이 없으면 옷 하나 마음대로 걸치지 못하는 것처럼 옷을 입는 사람이 없으면
그 수많은 종업원과 판매원 또 운송업자 등등--- 이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다.
요즈음 너도나도 너무 잘난 멋에 사는 세상이고 이 잘난 멋조차 없는 사람은 비관하여
자살이라는 글자가 신문에 대문짝만하게 실리도록 만들어 놓고 이 세상을 떠난다.
“ 아저씨 콘택하고 쌍화탕 주세요”
건네 주면 아주 맛이 있다는 듯이 꿀꺽꿀꺽 소리도 요란하게 먹고는
“ 아저씨. 목이 아프고 기침나는데 이렇게 먹어도 되죠” 하고 묻는다.
잘난 사람이 많은 세상이라 모르면 아는 척이나 하지 말지 쥐코도 모르면서 뭘 그리
아는 척을 하는가. 어설프게 아느니 차라리 모르는 것만 못하다.
자신을 중심으로 해서 서로가 서로를 의지하면서 살아가는게 이 세상의 이치일진데
모르면 묻고, 이에 대해 아는데까지 성의껏 지도하고 이러한 관계가 환자와 약사사이에
어느때보다도 절실하고 또 약사와 약사사이에 믿음과 신뢰의 회복이 필요할 때다.
가장 사랑하는 부부 사이의 보완의 관계처럼 말이다.
1990, 4월 유한양행 사보 조제실 정담코너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