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와 여자를 보는 관점
심심하여 옥편을 꺼내어 뒤적거리다 계집 女 자를 보면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사내 男 자는部
首 글자도 못되고 독립성이 없어 밭 田 자 밑에 힘 力 자를 놓아 만들어진 고통이 따르는 생산적이
요, 활동적인 글자로 알고 있었지만 새삼스럽게 이 글자에 대해 감사한 생각이 든다.
사내 男 자는 단 한 글자이지만 계집 女 자는 부수 글자를 위시하여 다른 글자를 위, 아래, 좌,
우, 사방에다 혹은 속이나 바깥에다 찍어 붙여서 새끼를 많이 친 글자로서 세어보니 무려 오백
육십여개에 이른다.
게집 데리고 희롱할 뇨[男女男] 자도 좌우 사내를 거느렸지만 계집 女 변을 찾아야 나오는 글자
다.
계집이 사내조롱할 녀 女男女 자는 보는 순간 웃음을 참을 수 없다.
희노애락의 감정이나 악하고 선한 것, 아름답고 추한 온갖 것들을 표현하는데 계집 女 자를 넣어
야 했던 중국 사람들의 생활방식이 어떠했는지 짐작해 볼 수 있어 묘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한자에 비하여 한글은 남성모음이 다섯, 음성 모음이 다섯으로 정하여 진 것을 보면 남녀평등의
글자로 만들어졌을 때 세종대왕의 민주정신을 여성들이 찬양하고 감사해야 하지 않을까.영어는
가족적이며 사교적인 글자로 생각되어진다. 서구적인 백인들이 술 마시고, 춤을 추며 즐기다가
춤추는 모양에 따라 그것을 본떠서 만든 것처럼 느껴진다. 알파벳의 필기체라는 것이 엉덩이를
두 번 흔드는 글자가 n 이요, 세 번 흔드는 글자가 m 이다. 뱅뱅 도는 모양이 ㅇ 자요, 바로 나가
다는 돌아오는 글자가 p 자라고 생각할 수 있는 것처럼 느껴지며 그 밖의 글자그런 뜻으로 춤의
스텝을 밟는 것처럼 생각하면 되지 않을까. 가족끼리 혹은 남녀가 어울려 노동의 피로와 괴로움
을풀기 위해 술 마시고 춤추다 보니 그런 글자를 만들어낸 것이 아닐까.
중국 사람들의 남존여비 사상을 생각하고 그렇게도 헐하게 계집 女 자를 쓴 것인가 하고 생각해
보다가 공자의 다음과 같은 말이 생각난다.
“ 오직 여자와 소인만은 기르기 어려운 것이다. 이를 가까이 하면 공손치 못하고, 이를 멀리하면
원망 한다 ”
이렇게 공자께서 말씀하신 것을 보면 여자와 교양이 없는 사람은 너무 가까이도 말고, 너무 멀리
도 하지 말아야 망칙한 꼴을 보거나,원망의 말을 듣는 일이 없다는 것이다.
애처가나 공처가들은 한번 쯤 생각해 볼 말이 아닌가.
그러나 이와 반대로 성서에는 “ 주님 안에서 남자없이 여자가 있을 수 없고, 여자없이 남자가 있
을 수 없습니다[ 고린도전서 11- 12]
이렇게 기록되어 있는 것을 볼 때 성인들의 여성관은 많은 차이를 보인다.
동서양의 문자나 성인들의 여성관도 차이가 있지만 식사도구는 더 많은 차이가 있다.
우리나라 남성들의 성격이 대체로 온순하고 착한 것은 식사도구가 안전하고, 편안하고, 따사로
운 느낌을 주는 숟가락의 영향이 아닐까. 여인들이 참기름으로 나물을 무치고, 상추쌈으로 남편
의 건강을 위하여 채식을 마련하여 구미를 돋우어 공경하는 모습은 아무리 서구화 되어 가는 현
실에도 아름다운 모습일 것이다. 된장찌개를 뽀글뽀글 끓여 상 위에 올려 놓고 가족들이 둘러 앉
아 식사하는데서 가족의 화합과 단합의 따스함을 느낄 수 있는데 비해서 서구의 나이프나 포크
는 불안하고 공격적이다. 무자비한 느낌이 감도는 식사도구나 백인들의 성격이나 육식을 하는
자들의 난폭하고 비도덕적인 면이 드러나 보이는 식사도구임에 틀림없다.
카인이 아우 아벨을 죽일 때도 아마 나이프나 포크를 들고 죽였을 것이고, 그 잔인성의 표시가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지 않았을까. 이마에다, 손바닥에다 못을 박았다는 말만 들어도 소름이
끼쳐드는 느낌이 드는데 그 붉은 피를 흘리며 못 박힌 모습을 그림으로 그려 들고 다니는 모습
은 얼마나 비도덕적인가.
우리는 결코 공자나, 석가나, 이이 같은 위인들의 시체 자랑을 할만큼 잔인한 용감성을 발휘하
지 못하는 것은 황색인종의 연약함 때문일까.
소 한 마리를 끌고 가며 피리를 부는 낭만적인 모습의 장면을 그린 동양화와 카우보이가 청바지
를 입고, 쌍권총을 손에 쥐고 수백마리의 가축을 휘몰아치는데 느끼는 쾌감, 잔인함, 소란함에
서 우리는 동서양의 많은 차이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벼락치는 소리처럼 들려오는 음악 속에서 광란의 고고춤을 추며 환각에 취해가는 문명 속에서
무엇을 배워야 하는 것인가 생각해 본다.
78, 6,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