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책을 읽고 난 후

한국인의 힘[이규태 저] 에서

rlacksgh 2009. 10. 31. 17:33

 

전통적인 한국의 부부관계란 외견상 무미건조하기 이를데 없다.

그저 목석처럼 애정표현도 없이 묵묵히 상대적으로 존재하기만 한다.

특히 아내는 고되다는 불평도 하지 않고 , 슬프다고 투정하지도 못한다.

그런 틈틈이 며느리로서, 아내로서, 어머니로서 전혀 내색하지 않고 밤을 새우며 위할 것 다 위한다.

이만큼 했으니 쉬어야겠다는 말도 없고, 또 이렇게 당신을 위해서 많은 일을 했으니 당신은 나를 위해 무엇인가를 해달라는 법도 없다.

밥도 제대로 못 먹고 너를 길렀으니 이제 놀고 먹고 하겠다는 법도 없다.

곧 한국의 아내들에게는애교도, 요염도 없지만 타산도 재산도 없었던 것이다. [1 권 49p]

 

 

글쎄 요즈음 이런 여자들이 얼마나 될지 궁금하다.

직접 요구하지는 않지만 누구는 어떻게 하더라....  등등

지나는 소리로 떠는 는 것이 더 무서운 것을

 

영국의 인류학자 네스먼드 모리스의 저서 중" 털없는 원숭이" 가 있다.

털없는 원숭이는 털이 빠진 원숭이란 뜻으로 곧 인간을 말한다.

원숭이는 하루종일 쉴새 없이 이 나무, 저 나무로 뛰어다니며 움직이는 반면 사자는 하루종일 편안이 누워서 산다.

또 원숭이는 나뭇잎이나 나무열매를 상식으로 하기 때문에 영양가가 낮아 하루종일 쫓아다니며 먹지 않으면 몸을 유지할 수가 없다.

이에 비해 사자는 짐승을 잡아 내장까지 먹기 때문에 완전한 영양식을 하므로 한번 잡아 먹으면 2 주일 내내 누워 있어도 된다.

원숭이는 무단히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체력이 소모가 더 증가해 노동을 가속시키고 사자는 움직이지 않기에 비례해서 휴식이 연장된다.

원숭이와 사자를 비교해 볼 때 벌거숭이 원숭이는 한국인이고, 사자는 서양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한국인의 상식은 주식은 쌀과 채소로 식물성이며. 고기는 제사 때나 쓰는 음식이었다.

현재에도 어디까지나 고기는 부식에 불과하다.

이에 비해 서양이나 중앙아시아 사람들의 주식은 고기요, 고기에 물리지 않기 위해 약간의 채소를 먹는다.

그로인해 체식을 하는 한국인은 부단히 움직이고 바쁘지만, 육식을 하는 서양인은 바쁠 때 바쁘더라도 쉴 때는 느긋하게 쉰다.

사자가 먹이를 잡을 때는 비록 그것이 하찮은 토끼일지라도 필사적으로 도망치기 때문에 덩달아 열심히 쫓아 갈 것이요.

보다 몸집이 큰 동물이면 필사적으로 반항하기 때문에 이때도 전력을 다하지 않으면 안된다.

하지만 원숭이의 먹이는 나무잎이나 나무열매이기 때문에 전력을 투입할 필요는 없다.

곧 서양사람들은 노동에 전력을 다했다가도 휴가 때는 휴양과 유흥의 세계로 빠져든다.

그렇지만 한국인은 일과 휴가의 한계가 모호하다.

하루종일 일하면서 중간중간에 잡담도 하고 , 차도 마시고, 담배도 피운다.

일을 하는지 노는지 한계가 분명치 않고 하루 종일 일하면서 놀고, 놀면서 일하는 것이 원숭이 생리다.

또 전력을 집중하지 않기 때문에 긴장도 없고 레저도 별반 없다.

그러나 서양인의 생활은 근무 중에 차를 마신다거나 잡담 또는 손님을 마나는 일이 별로 없고 또 전화도 비지니스 이외는 모두 시간 외로 미룬다.

하루의 근무 시간을 밀도 높고 박력있게 일하고는 정각이 되면 칼로 자르듯이 일에서 손을 떼고 사생활로 접어든다.

한국인의 근무시간은 밀도도 낮고 박력도 없다.

친구에게 편지도 쓰고, 마누라에게 저녁 찬거리가 뭐냐고 물어 보기도 하며 손톱도 자르고, 거울로 잇새를 들여다 보기도 한다.

그리고 퇴근시간보다 반시간, 한 시간 넘게 일하고도 노동의 과잉이라는 걸 실감하지 않는다.

곧 공동생활에서의 전환이 분명치 않게 넘어간다.

한국인은  레저를 즐기지 않고 레저를 일한다.

일 속에 놀이가 있고, 놀이 속에 일이 있는 것이다. [1 권 79p]

 

이 논리는 시골로 갈수록 맞는 말이지만 요즈음의 서울 사람들 일 하는 것은 이 이야기대로라면 완전히 서양 사람들이다.

아직도 시골 사람들 일을 시켜 보면 일을 하는 건지, 노는 것인지 진짜 분간할 수가 없다.

그래서 이제는 돈이 조금 큰 공사라면 시골 사람들도 서울 사람들에게 일을 맡긴다.

천천히 놀면서 해도 일이 제대로 되기만 하면 누가 뭐라 하겠는가.

시골 사람들한테 일을 맡기면 돈은 돈대로 들어가고 시간은 시간대로 빼앗긴다.

물론 전부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