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시

버버리

rlacksgh 2007. 12. 20. 15:40



버버리

천둥과 번개가 치고 바람이 세차게 불던 날

길가 가로수의 노란 은행잎은 우수수

바람에 날리어 힘없이 날아갔습니다.

이제 또 다시 한해가 가고 있는 모양입니다.

새 잎이 돋아나기 시작한지 6개월

많은 나무들이 6개월만 사는 모양입니다.

나머지 6개월은 다음해를 기약하는 준비를 하면서

기다림의 시간을 갖는 모양입니다.

버버리 깃 세우고 낙엽지는 거리를 언제 한번 걸어볼까나

20살 때 산 버버리를 아직 버리지 못한 이유는

언젠가는 버버리를 입을 기회가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남아 있어서지요


                   2006. 11.20